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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쟁이 그리고...

본적이 있습니까? 본문

낙서장

본적이 있습니까?

깊은 밤을 날아서 2016. 2. 4. 16:11
본적이 있습니까?
이른 아침 출근길...

지난 밤,
가슴 한 켠에 켜켜이 쌓인 일상의 챗바퀴에 묻어 있는 거적들을
차마 걷어 내지 못한 회한의 넋두리와 함께
애써 던져 버린 취객의 담배꽁초가
울퉁불퉁한 보도블럭 사이에 짓이겨져 있는 것을...

그 보도블럭 위에서 점점 더 앙상해져 가는 가지 사이로
덩그러니 뒤에 널려진 전선들 처럼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은 주막의 파란 프라스틱 간이의자에 묻어 있는
오래된 사연들이 기억되지 않는 시간속으로
조용히 아침 바람을 맞이 하고 있는 것을...

그 아침 바람 사이 사이로 드문 드문 지나가는
무표정한 사람들의 힘겨운 아침 내음과 함께
하루를 기분 좋게 열자며 편의점에 붙어 있는
포스터 속 모델이 공허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가공된 사실이라고 애써 외면하며 재촉하는 발걸음들을...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일상의 시간을 진부하게 맞으며 앉은 자리 옆에
놓여져 있다가 분리수거를 기다리는 야쿠르트 병 처럼,
흐물거리는 전 날의 잔재들을 주섬거리며 누르는
컴퓨터 전원 스위치에 묻어 있는 손 때를...

다시는 주워 담을 수 없는,
쏘아 날려버린 활시위가 냉냉하게 뿌려 놓고 가버린 흔적을
맞다고, 바로 날아 간 것이라고 굳이 자위하고 있는
언제나 어정쩡한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까?

[2014년 11월 중순... 아침 출근 길 풍경]